3천원대에 구매한 QKZ AK6 PRO

물가가 많이 올라서 뭐 하나 사려고 해도 만 원짜리는 꺼내야 해서 뭔가 산다는 것 자체가 부담됩니다. 그래서 가장 부담이 없는 건 다이소하고 알리가 되어버렸네요. 특히 요즘 알리 천원마트를 둘러보는 게 저의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3개를 고르면 무료배송이 된다는 점이 좋아요. 사실 물건 자체는 다이소랑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이소에서 보이는 물건이 알리에서 보이기도 하고 반대이기도 하고요. 간혹 다이소에서는 구매할 수는 없는 특이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다이소에 있다고 해도 집까지 배송해주는 이점도 있어서 안 보고 사도 괜찮을 것들은 알리를 이용합니다. 

 

 

이번에 구매한건 이어폰인데 블루투스 이어폰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유선이어폰을 사는 건 거의 10년은 된듯합니다. 예전에 군번줄모양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쓸 때는 블루투스는 못쓰겠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블루투스 이어폰만 쓰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보관하고 있는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이용해서 음악을 들어보면 저렴한 가격의 이어폰, 헤드폰임에도 블루투스와의 음질의 차이가 발생하는 걸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3,600원짜리 이어폰을 구매하면서도 약간의 기대를 하긴했습니다. 요즘 중국의 기술력이 무시 못할 수준까지 올라와있으니까요. 음악보다 팟캐스트를 많이 듣다 보니 QCY 이어폰을 쓰기 때문에 2~3만 원짜리 블루투스와 4천 원짜리 이어폰은 좋은 승부가 될 거 같았습니다.

 

 

 

QKZ AK6 PRO라는 제품인데 우선 깔끔한 패키지에 제품의 디자인도 이쁩니다. 제가 아저씨만 아니라면 패션아이템이라고 생각할만한 디자인입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작게 만드는 것에 역량을 보여주는 것같은 분위긴데 유선이어폰은 그런 분위기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커 보여서 귀가 작은 사람은 쓰는데 불편한가 싶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네요.

 

 

 

케이블, 사이즈별 교체팁, 케이블 고정클립이 같이 들어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이즈별로 교체팁을 주는 경우가 없었는데 요즘엔 기본적으로 줘서 좋네요. 10년전만해도 교체팁은 물론이고 케이블 고정클립도 돈을 줘가면서 구매했어야 했는데, 3,600원짜리에도 들어있습니다. 진짜 세상이 좋아졌습니다.  

 

 

 

 

외관은 앞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이쁘게 생겼습니다. 곡선을 이용해서 귀바퀴 모양을 본떠서 만든 거 같으면 밖으로 보이는 부분은 빛이 반사될 때 살짝살짝 반짝입니다. 안쪽으로는 하얀색으로 되어 있는데 꼭 도자기를 이용해서 만든 것처럼 매끈한 모습입니다. 

 

 

케이블이 분리되는 방식이라 케이블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마다 소리가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쪽으로는 도전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그런 건 비싼 이어폰을 쓰시는 분들이 잘 아실거같습니다. 다 괜찮았는데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팁을 교체하는 부분에 마감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면 상어 등지러미처럼 튀어나와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가격을 생각하면 이것도 그러려니 합니다. 

 

3,600원짜리라고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성능입니다. 악기소리도 어느정도 구분이 가능하고 많이 부족하지만 공간감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2만 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보다는 좋은 소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세기말에 소니이어폰을 만원이나 주고 구매했는데 악기구분도 잘 안되고 공간감은 없는 수준이었죠. 지금 번들로 주는 이어폰보다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요즘 그런 수준의 이어폰은 본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이게 바로 중국의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이 있어서 이 정도 수준의 제품들을 저렴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은 신기할 뿐입니다. 

 

블루투스이어폰이 주는 편의성때문에 앞으로 블루투스이어폰만 구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소리라면 좀 더 돈주고 괜찮은 이어폰을 살 수도 있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어폰은 1개의 진동판으로 모든 소리를 내기때문에 소리의 한계는 있습니다. TRN ST1이라는 이어폰은 1BA+1DD를 이용해서 소리를 분담해서 내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이어폰들은 더 좋은 소리를 내준다는 게 정론입니다. 14,000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는데 다음에 구매해 보야겠습니다.